술의 기원
지구상에서 최초의 인간이 포도나무를 심었는데 어떤 악마가 찾아와 물었다.
" 무얼 하고 있는가 ? " 인간이 말했다.
" 아름답고 맛있는 나무를 심고 있지. "
" 이런 나무는 본 적이 없는데..."
" 이 나무엔 아주 달콤하고 맛있는 열매가 열리지.
그 즙을 마시면 누구라도 기분이 황홀해질 것이네"
악마는 그렇다면 자기도 한몫 끼워달라고 하면서 양, 사자, 돼지, 원숭이를 데리고 와서 이들을 죽여서 그 피를 거름으로 뿌렸다. 그래서 포도주가 생겼다. 처음 마시기 시작할 때는 양처럼 순하고, 조금 더 마시면 사자처럼 사납게 되고, 그보다 더 마시면 돼지처럼 더럽게 된다. 너무 지나치게 마시면 원숭이처럼 춤추거나 노래부르거나 한다. 이것이 악마가 인간에게 준 선물인 것이다.
[이 산] 한국인의 일화 - 생활 속의 지혜 (1994) 명성출판사
술 석 잔만 먹었소
조선 성종 때 손순효는 술을 잘 마시는 주객으로서 취하면 호언장담하는 습성이 있었다. 그의 집은 남산 아래 명례방에 있었다. 성종이 저녁에 경복궁에서 건너다 보니, 손순효가 남산 아래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즉시 사람을 보내 술과 안주를 하사하였다.
그 후 문형을 맡아 가지고 있을 때 과음한다고 왕은 그에게 석 잔씩만, 마시라고 하였다. 어느날 승문원에서 급히 상표문을 쓰게 될 대 잘 되지 않아 손순효를 불렀더니 좀처럼 나타나지 않다가 저녁에 대궐로 들어왔다. 벌써 술이 만취돼 있었다. 왕은 노하여 삼 배 이상 마셨느냐고 책할 때 석 잔밖에 안 마셨다고 하였다. 무슨 잔이냐고 하였더니 큰 주발로 셋 마셨다고 하였다. 그러나 일이 급하여 '표'를 쓰라고 하였더니 취중에도 한 자도 고치지 않고 썼다고 한다.
[이상옥] 한국고사
술바위
괴산군 증평읍 장래마을에서 초정리로 가는 동리 어귀에 산이있는데, 그 모양이 옥녀가 베틀에 앉아 있는 형상을 하여 옥녀봉이라 하였다. 지금부터 오백여 년 전 그 산 밑에 바위가 있는데 그 바위에서는 술이 흘러 오가는 길손의 목을 적셔주는 路酒였는데 이상하게도 어느 누구든지 꼭 한 잔의 술밖에 나오지 않았으니 하루는 이 동리에 들어온 한 노승이 이곳에 당도하여 몹시 갈증을 느껴 그 술바위를 때렸더니 그 후부터 술바위에서 더 이상 술이 나오지 않았다.
[문화공보 담당관실] 전설지, 괴산군 증평읍 남하리
이태백
그는 오강(烏江)에서 뱃놀이 하던 중 술에 만취하여 물에 비친 달을 잡으려다 빠져 죽었다는 전설이 있으나, 이것은 후인이 만들어낸 우스갯소리이다. 이태백은 유명한 장진주(將進酒)에서"만고(萬古)의 시름을 씻어 내리려 연거푸 삼백 항아리의 술을 마신다" 고 읊어 인생의 유한함과 현실 속에서의 좌절을 달래기 위해 술의 힘을 빌린 것도 사실이지만, 그가 술에 의해 정신을 잃은 흔적은 찾아 볼 수 없다. 그는 술을 사랑했지 술의 노예로 전락한 적은 없었을 것이다.
김시습과 김삿갓
최초의 한문 소설 "금오신화"를 지은 매월당 김시습은 쿠데타로 왕권을 탈취한 세조에게 굽히지 않고 금오산에 들어가 은둔 생활을 하다 스님이 되어 각지를 돌아다니며, 술을 마시고 시를 읊었다. 그의 곧은 절개는 부패한 대감들을 두렵게 만들었으며, 타협과 불의에 굴복하지 않는 그는 자유로운 주선의 길을 택한 것이다. 김삿갓의 본명은 김병연으로서 그가 과거에 급제하고 벼슬에 나가려던 차에 우연히 자기가 홍경래의 난 때 항복한 선천 방어사 김일손의 손자임을 알게 되어 그는 세상의 명리 를 버리고 대 자유의 길을 택했다. 그는 각지를 돌아다니며 서민들에게는 웃음을 주고 틀린 세상을 풍자하며 시를 지어 주고 술을 얻어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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