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통술 (2)
3) 청주 : 청주는 백미로 만드는 양조주로서 탁주와 비교하여 맑은 술이라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 청주는 음료로서 사용되지만, 육류와 생선요리 등 각종 요리에 조미용으로도 사용된다.
청주는 삼국시대부터 만들어진 한국의 술이다. 일본 「고사기(古史記)」에는 백제의 인번(仁番)이 응신천황(應神天皇, 270-312년) 때 일본에 건너와 새로운 방법으로 미주(美酒)를 빚었으므로 그를 주신(酒神)으로 모셨다고 전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미주는 청주의 전신인 듯하다.
고려시대 「동국이상국집」의 시(詩)에서는 ꡒ발효된 술덧을 압착하여 맑은 청주를 얻는데 겨우 4-5병을 얻을 뿐이다ꡓ라고 했고, 「고려도경」에서도 ꡒ왕이 마시는 술은 양온서에서 다스리는데 청주와 법주의 두 가지가 있으며 질항아리에 넣어 명주로 봉해서 저장해 둔다ꡓ라고 했다.
이로 미루어 보아 고려시대에는 발효된 술덧을 압착하거나 걸러내어 맑은 술을 빚었고, 이미 덧술법을 사용하여 알코올 농도가 높은 청주를 빚은 듯하다. 즉 발효가 끝난 술덧을 잘 걸러내어 부드럽게 마실 수 있게 맑게 한 술이 청주라는 이름으로 불리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우리나라에서 현대식 청주가 만들어진 것은 1900년 이후이다.
4) 소주 : 소주는 오래 보관할 수 없는 일반 양조주의 결점을 없애기 위해서 고안된 술로서 발효원액을 증류하여 얻는 술이다.
소주는 인도나 이집트 등지에서 지금으로부터 4,000년 전이나 2,800년 전부터 만들었다는 설이 있으나 확실하지 않다. 국내문헌에 의하면, 600년 전 중국 원나라 때 처음 생산되었다. 이때는 감로(甘露), 아라키(亞刺吉)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 술을 만주에서는 이얼키(亞兒吉)라고 하고 아라비아에서는 아라크(Araq)라고 했다. 아라키라는 이름은 아라비아의 아라크에서 유래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소주는 징기스칸의 손자인 쿠빌라이가 일본 원정을 목적으로 한반도에 진출한 후 몽고인의 대본당이었던 개성과 전진기지가 있던 안동, 제주도 등지에서 많이 빚어지기 시작했다. 원나라가 고려와 함께 일본을 정벌할 때 안동을 병참기지로 만들면서 안동소주가 알려지게 되었는데, 안동소주는 조선시대에 들어와 더욱 발전했다. 당시 원나라는 페르시아의 이슬람 문화를 받아들였으며 세력이 중국은 물론 한반도에도 미쳤다. 원의 이러한 세력확장에 따라 페르시아 증류법이 한반도에 들어온 것이다.
한반도에 들어온 소주는 지역마다 명칭을 달리했다. 개성에서는 ꡐ아락주ꡑ라고 했고, 평북지방에서는 ꡐ아랑주ꡑ라고 했다. 경북과 전남, 충북 일부에서는 ꡐ새주ꡑ, ꡐ세주ꡑ라고 했다. 진주에서는 ꡐ쇠주ꡑ, 하동과 목포, 서귀포 등지에서는 ꡐ아랑주ꡑ, 연천에서는 ꡐ아래지ꡑ, 순천과 해남에서는 ꡐ효주ꡑ라고 불리었다.
고려시대 중국에서 전래된 소주는 오랫동안 약용으로 음용되다가 조선시대에 와서야 ꡐ술ꡑ로서 일반인들이 마시게 되었으며 ꡐ약소주ꡑ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 한반도에서는 평양에서 만든 ꡐ감홍로(甘紅露)ꡑ가 최초의 소주이고, ꡐ재소주ꡑ(두 번 증류하여 강도가 높은 소주)는 태국으로부터 들어왔다고 전해진다.
5) 가향주(加香酒) : 술에 독특한 향을 주기 위해서 꽃이나 식물의 잎 등을 넣어 만든 술이다. 진달래꽃을 쓰는 두견주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화주(花酒)가 있는데, 빚는 방법으로는 일반 처방에다 가향재료를 넣어 함께 빚는 것과 이미 만들어진 곡주에 가향재료를 우러나게 하여 빚는 가향 입주법이 있다.
♠술에 관한 고사성어
▦ 嘉釀 (가양)
맛 좋은 술 (范成大의 詩)
▦ 家酒家家花處處 (가주가가화처처)
집집마다 술,과 노래요, 곳곳마다 꽃이로다
(唐 白居易의 送東都留守令孤尙書赴任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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